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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학

해저 전쟁: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전투

by fact-check-now 2025. 2. 3.

해저 전쟁: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전투

 

1. 서론: 보이지 않는 전장의 탄생

전쟁의 무대는 항상 변화해왔다. 과거에는 육지와 하늘이 주된 전장이었고, 20세기 들어서는 사이버 공간과 우주까지 확장되었다. 그러나 지금, 가장 보이지 않는 곳, 즉 심해(深海)가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하고 있다.

해저에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소들이 다수 존재한다. 전 세계 인터넷 데이터의 95%가 통과하는 해저 통신 케이블, 원유와 천연가스를 포함한 해저 자원, 그리고 잠수함을 통한 핵 억지력이 그것이다. 해저 전쟁은 정보전과 에너지전, 그리고 군사적 패권 경쟁이 복합적으로 얽힌 현대전의 새로운 형태다.

그러나 해저는 탐지가 어렵고, 환경적 제약이 심하며, 기존의 군사 전략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전투(Battle of the Unseen)**라 불린다. 이 글에서는 해저 전쟁의 주요 기술, 현재 진행 중인 군사적 경쟁,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분석해본다.


2. 해저 전쟁의 주요 기술과 무기체계

2.1 스텔스 잠수함: 해저전의 핵심 전력

해저 전쟁의 핵심 전력은 여전히 잠수함이다. 그러나 기존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이나 핵잠수함을 넘어, 더욱 정숙하고 탐지하기 어려운 차세대 스텔스 잠수함이 등장하고 있다.

  • 미국의 버지니아급 블록V 핵잠수함: 저소음 추진 시스템과 무인 해저 드론 운용 능력을 갖춤.
  • 러시아의 포세이돈(Poseidon) 초대형 해저 드론: 핵탄두를 장착한 자율주행 수중 무기로, 항구를 무력화할 수 있음.
  • 중국의 095형 핵잠수함: AI 기반 자율 전투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며, 심해 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음.

2.2 자율 무인 수중 드론(AUV): 해저의 새로운 강자

무인항공기(UAV)가 하늘에서 전투의 판도를 바꿨듯이, **무인 수중 드론(AUV, Autonomous Underwater Vehicle)**은 해저 전쟁의 핵심 무기로 자리 잡고 있다.

  • 미국의 "오르카(Orca) AUV": 보잉이 개발한 대형 무인 수중 드론으로, 장기간 자율 작전이 가능하며, 적 잠수함 탐색 및 기뢰 제거 역할을 수행.
  • 영국의 "메르린(Merlin) AUV": AI 기반 해저 감시 및 적의 해저 통신망 교란 가능.
  • 중국의 "HSU-001": 해저 정찰 및 전자전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드론으로, 미군의 해저 자산을 직접 타격하는 전략적 역할이 예상됨.

이들 무인 드론은 비용이 저렴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탐지가 어렵다는 점에서 해저 전쟁의 미래를 주도할 기술이다.

2.3 해저 센서 네트워크: 보이지 않는 전장을 감시하다

해저 전쟁의 가장 큰 특징은 탐지의 어려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국가들은 초정밀 해저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 미국의 SOSUS(Sound Surveillance System): 대서양과 태평양에 배치된 수중 음파 감시 시스템으로, 러시아 잠수함을 감시하는 핵심 장비.
  • 중국의 "해저 만리장성 프로젝트":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설치된 초장거리 해저 감시 네트워크로, 미군 잠수함의 활동을 추적하는 역할 수행.
  • 일본의 해저 초음파 센서 체계: 동북아시아 해역에서 중국 및 러시아의 잠수함을 감시하는 역할.

이러한 해저 감시 기술은 단순한 정찰 기능을 넘어, 해저 전쟁에서 정보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3. 해저 전쟁의 주요 군사적 경쟁과 전략

3.1 해저 자원을 둘러싼 글로벌 갈등

해저에는 엄청난 양의 희귀 광물, 석유,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다. 이를 두고 강대국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남중국해: 중국은 인공섬을 건설하고 해저 탐사선을 배치하여 해저 자원 확보 및 군사적 통제를 강화 중.
  • 북극해: 러시아는 해저 자원 확보를 위해 핵추진 쇄빙선과 수중 드론을 배치, 미국과 NATO의 반발을 초래.
  • 대서양 심해 지역: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심해 광물 채굴 기술을 개발하며 새로운 경제 전쟁을 준비 중.

이처럼 해저 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까지 포함된 복합적인 전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3.2 해저 통신망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투

인터넷 데이터의 95% 이상이 해저 광케이블을 통해 전송된다. 이는 곧 해저 통신망이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2022년, 노르웨이 인근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원인 불명의 공격을 받아 마비됨.
  • 2023년, 중국과 러시아는 미군의 해저 통신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해저 케이블 차단 전술"**을 연구 중이라는 정보가 보고됨.
  • 영국 해군은 해저 케이블 보호를 위한 특수 잠수함 및 드론 부대를 창설하며 대비책을 마련 중.

이러한 사례들은 해저 전쟁이 물리적인 충돌뿐만 아니라, 사이버전과 정보전의 형태로도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해저 전쟁의 미래와 도전 과제

4.1 국제 해저 군비 경쟁의 심화

해저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각국은 더 정교한 잠수함과 무인 수중 드론, 해저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해양 군사적 긴장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미 해군과 중국 해군은 2030년까지 해저 작전 능력을 2배 이상 강화할 계획.
  • 러시아는 해저 핵무기(포세이돈)를 이용한 전략적 압박을 지속.
  • NATO는 대잠수함 작전(Anti-Submarine Warfare, ASW) 능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해저 전술 개발 중.

4.2 국제법의 한계와 해결 방안

현재 해저 군사 작전에 대한 국제법적 규제는 매우 미흡하다.

  • 유엔 해양법(UNCLOS)에는 해저 군사 활동에 대한 명확한 금지 조항이 없음.
  • 해저 자원 개발과 관련된 국가 간 분쟁이 증가하고 있지만, 해결할 국제 기구가 부족.

따라서 해저 군비 경쟁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글로벌 논의가 요구된다.


5. 결론: 보이지 않는 전투의 시대

해저 전쟁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정보전, 에너지 전쟁, 경제적 패권 다툼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전쟁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전투21세기 군사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며, 이를 통제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